AI 친구 목걸이, 뉴욕서 ‘반(反)AI’ 상징으로…광고 곳곳 훼손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동전보다 약간 큰 원형 펜던트 하나가 미국에서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섰다. 23세 창업자 아비 시프만이 만든 AI 동반자 기기 ‘프렌드(Friend)’가 외로움 극복을 돕는다는 취지로 출시됐지만, 뉴욕 전역에 붙은 광고는 훼손되거나 찢기며 시민 반발을 직격으로 받았다.

기술로 만든 ‘친구’…외로움 해결책인가, 대체물인가

시프만은 “모두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며 프렌드를 제작했다. 기기는 사용자 주변 대화를 듣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반응하거나 조언을 건넨다. 그는 스스로 영화관에 혼자 갈 때 목걸이를 착용해, 관람 후 줄거리와 감상을 ‘AI 친구’와 나누는 경험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시프만은 하버드를 중퇴한 뒤 회사 설립 1년 만에 1,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고, 올여름부터 본격 출고를 시작해 약 5,000대가 판매됐다.

뉴욕 지하철 광고, “AI는 친구가 아니다” 항의

프렌드는 많은 사람에게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다. 회사가 가을 동안 100만 달러를 들여 뉴욕 지하철에 광고를 집행하자, 일부 시민은 “이웃과 대화하라”, “컴퓨터의 목적은 우정이 아니라 데이터와 돈”이라는 메시지를 낙서하며 항의했다.

시프만은 오히려 이러한 비판을 SNS에 공유하며 “AI 동반자는 머지않아 자연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관련 반대 집회에 직접 찾아가 시위대와 대화하기도 했다.

사생활 침해 논란…창업자 “녹음 저장 안 한다”

기기가 주변 대화를 지속적으로 듣는 만큼,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도 적지 않다. 뉴욕 지하철의 낙서 역시 “감시” 우려를 크게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시프만은 “녹음은 암호화되며, 기기 파손 시 데이터도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앱을 종료하면 녹음도 중단된다며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조했다.

인간 관계 대체 우려 여전

최근 다른 AI 회사들이 소아·청소년 사용자에게 부적절한 대화를 유도했다는 소송에 휘말리며, AI와의 ‘친밀한 관계’에 대한 위험성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동반자가 사람을 인간적 관계에서 멀어지게 만들 가능성을 우려한다.

시프만은 “일부 사람에겐 실제 친구를 대체하려는 유혹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AI와의 상호작용이 오히려 인간 관계에서 더 나은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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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