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포에 흔들린 소프트웨어 주식, 과민 반응일까 구조적 위기의 시작일까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이 새로운 업무용 AI 도구를 공개한 이후 글로벌 소프트웨어 주식이 일제히 하락했다. 앤트로픽의 AI 에이전트 ‘클로드’는 법률 조사, 기술 리서치, 고객 관리, 데이터 분석 등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핵심 수익원으로 삼아온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발표는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전문 업무 자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며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주가 급락 확산…투자자들 “AI가 비즈니스 모델 잠식”

S&P 500 소프트웨어·서비스 지수는 하루 만에 4% 넘게 하락했고, 연초 이후 낙폭은 약 20%에 달했다. 톰슨로이터, 세일즈포스, 리걸줌 등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뿐 아니라 인포시스, 타타컨설턴시서비스 등 아시아 IT 기업들까지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라이선스와 구독 모델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과도한 공포”…AI는 대체 아닌 확장이라는 주장

기술 업계 일부는 시장 반응이 지나치다고 반박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생각은 가장 비논리적인 주장”이라며, AI는 기존 소프트웨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RM의 르네 하스 CEO도 기업용 AI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최근 시장 반응을 ‘단기적 과민 반응’으로 평가했다.

“소프트웨어의 종말은 아니지만, 수익 구조는 변한다”

다만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조정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AI가 업무 흐름을 직접 처리하면서 SaaS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과 마진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라클이나 서비스나우처럼 기업 핵심 업무에 깊이 통합된 소프트웨어는 AI와 공존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장기적으로 가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은 지금, AI 시대에도 소프트웨어 산업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다시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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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