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에 위축되는 신입 일자리… “준비된 학생만 기회 잡는다”

[서울=뉴스닻] 김 크리스 기자 =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의 취업 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업무 효율성을 이유로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고, 그 여파가 특히 신입·초급 직무에 집중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AI가 일자리를 모두 빼앗는 것은 아니다”라며, 변화에 적응하는 역량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신입 직무 위축… “경력 사다리 맨 아래가 흔들린다”

스탠퍼드대가 발표한 2025년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78%가 최소 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1년 전 55%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챗GPT와 같은 대형언어모델(LLM)은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고객 응대 등 반복적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이 미국 28만 5천 개 기업, 6,200만 명의 노동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I를 적극 도입한 기업에서는 2023년 이후 신입 직무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스탠퍼드대 분석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22~25세 청년층 고용이 13% 줄어든 반면, 고연령층 고용은 오히려 늘었다. 연구진은 이를 “경력 사다리의 가장 아래 단계가 자동화로 침식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회계·데이터 직무부터 타격

기업 현장에서는 특히 반복적이고 데이터 중심적인 직무에서 채용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세인트존스대 기업관계 책임자 밥 보데트는 “회계나 데이터 분석이 많은 금융 직무 등에서 채용이 부드럽게 감소하는 흐름이 보인다”며 “기업들 역시 AI가 직무를 어떻게 바꿀지 확신하지 못해 채용을 늦추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 대상 설문에서도 77%가 신입 직무가 ‘중간 이상 수준의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는 완전한 일자리 소멸이라기보다는 역할 변화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AI는 대체자가 아니라 가속기”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업무의 일부를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고 본다. 반복 작업을 줄여 직원이 창의적 문제 해결이나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구글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는 AI를 “생산성과 혁신을 가속하는 도구”라고 표현했다.

실제 뉴욕의 한 의료기관은 AI 보조 시스템을 도입해 환자 기록 요약과 청구 코드 추천 업무를 자동화했다. 의료 기록 작성 시간이 줄었지만 인력 감축은 없었다. AI가 단순 업무를 처리하고, 직원은 환자 응대에 더 집중하는 구조다.

AI 시대 취업 준비… ‘적응력’이 핵심

문제는 준비 여부다. IBM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노동자의 40%가 3년 내 재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입 직무에서 재교육 필요성이 크다. AI 관련 기술 수요는 IT 업계를 넘어 마케팅, 금융, 디자인 등 거의 모든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역량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 창의성, 협업 능력 같은 ‘인간 고유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AI 도구를 능숙하게 활용하면서도 윤리적 기준을 이해하는 ‘AI 문해력’ 역시 기본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가 일자리를 빼앗는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노동 시장의 규칙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변화의 속도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결국 승부는 AI를 두려워하기보다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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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크리스 기자 (chris@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