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피로감에 지쳤다”…2026년 ‘아날로그 라이프’로 돌아가는 사람들
[서울=뉴스닻] 이정수 기자 = AI 기기·비서·챗봇이 일상 곳곳을 채우면서, 반대로 의도적으로 ‘오프라인 중심의 삶’을 선택하는 흐름이 2026년 들어 확산되고 있다. 일시적 디지털 디톡스가 아니라, 뜨개질·독서·필름카메라처럼 손으로 직접 하는 ‘아날로그 생활(analog lifestyles)’을 꾸준한 습관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AI가 대신 생각해주는 시대”…피로감이 ‘반작용’ 만들었다
이 흐름은 단순히 “기술이 싫어서”가 아니라, 생성형 AI가 콘텐츠 생산과 소비 전반을 가속하면서 생긴 ‘AI 피로’와 맞닿아 있다. 알고리즘 추천과 무한 스크롤에 지친 이용자들이 “느리게 살기”를 선택하고, 일정·메모·알람 같은 생활 요소까지 아날로그로 되돌리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공예·뜨개가 ‘대세 취미’로…유통 데이터도 움직였다
이러한 문화 변화는 유통 데이터에서도 포착된다. 북미 1,3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공예·취미 리테
일 기업 마이클스(Michaels)는 최근 6개월 동안 자사 사이트에서 ‘analog hobbies’ 관련 검색이 크게 늘었고, 가이드형 공예 키트 판매도 2025년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뜨개질·실(yarn) 키트처럼 이른바 ‘할머니 취미’로 불리는 품목이 급증해, 회사는 매장 내 뜨개 상품 진열 공간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화는 집 전화로”…‘아날로그러’는 어떻게 사나
보도에 따르면 일부 20대는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는 유선전화를 다시 설치하거나, 외출 시엔 스마트폰 기능을 최소화하는 ‘덤폰(기능 제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 ‘기기 없는 공예 모임’이나 ‘테크-프리(tech-free) 밤’처럼 오프라인 활동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메모·일정·연락을 가능한 한 물리적 매체(수첩·편지·엽서)로 옮기는 사례도 소개됐다. 다만 소규모 비즈니스 홍보나 커뮤니티 운영처럼 완전히 온라인을 끊기 어려운 영역도 있어, 현실적으로는 ‘완전 단절’보다 ‘선택적 단절’이 많다는 설명이다.
완전 단절은 아니다…“인터넷을 끊는 게 아니라, 인터넷이 나를 아는 걸 줄인다”
‘아날로그 라이프’ 참여자들은 대체로 반(反)기술을 표방하진 않는다. 스포티파이 대신 아이팟을 쓰거나, 사진을 필름으로 남기거나, 물리 알람시계를 두는 식으로 일부 영역에서만 아날로그로 전환한다.
핵심은 정보 접근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과도한 노출·추적·도파민 소비를 줄이는 방향에 가깝다. 동시에 “SNS에서 ‘아날로그 챌린지’를 인증하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니냐”는 자조도 나오지만, 오프라인 취미 모임과 독서·공예가 ‘정신 건강 휴식처’가 된다는 평가 속에 이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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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