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ure AI, “인간 두개골도 부술 수 있다”던 안전 엔지니어 해고…미 법원에 피소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엔비디아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이 투자한 로봇 스타트업 Figure AI가 자사 로봇의 치명적 위험성을 경고한 안전 엔지니어를 부당해고했다는 소송에 휘말렸다.
미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21일(현지시간)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Figure AI의 제품 안전 총괄 엔지니어였던 로버트 그룬델(Robert Gruendel)은 로봇이 “인간 두개골을 부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경고한 뒤 며칠 만에 회사에서 해고됐다.
그룬델은 로봇 오작동 사례 중 하나로 “강한 힘으로 냉장고 철문에 약 1/4인치(약 0.6cm) 깊이의 흠집을 냈다”고 보고했으며, 이와 같은 치명적 위험성을 CEO 브렛 애드콕(Brett Adcock)과 최고 엔지니어에게 직접 알렸다고 주장했다.
그룬델 측은 소장에서 회사가 390억 달러(약 52조 원) 기업가치 평가를 이끌어낸 최근 투자 유치 과정에서, 자신이 작성한 안전 로드맵을 투자자에게 먼저 제시한 뒤 곧바로 “대폭 축소(gutted)”했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준 안전 계획이 바로 그 달에 사실상 무력화됐다”며 “이는 투자자를 기만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Figure AI는 CNBC에 보낸 서면 입장에서 “그룬델은 성과 부진으로 해고된 것일 뿐”이라며 “그의 주장은 모두 허위이며, 법정에서 완전히 반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그룬델의 법률대리인은 “캘리포니아 법은 안전 문제를 제기한 직원들을 보호한다”며 “이는 인간형 로봇 안전과 관련된 첫 신고자 소송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Figure AI는 테슬라,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과 함께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해 2050년에는 5조 달러(약 6,800조 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그룬델의 소송은 이러한 시장 확장 속도에 비해 안전 규제가 뒤따르지 못하는 현실을 드러내며, 향후 로봇 산업 전반의 정책·법적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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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