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DOGE’ 출신 인사 AI 총괄로 발탁… 앤트로픽 갈등 이후 ‘AI 지휘부’ 재편

[서울=뉴스닻] 이재진 기자 = 미국 국방부가 정부 조직 개편 작업에 관여했던 컴퓨터 과학자 개빈 클리거(Gavin Kliger)를 최고데이터책임자(CDO)로 임명하며, 부처의 인공지능(AI) 사업을 사실상 총괄하도록 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번 인사는 앤트로픽(Anthropic)과의 ‘AI 사용 가드레일’ 갈등이 공개적으로 폭발한 직후 이뤄져, 국방부의 AI 전략이 한층 공격적으로 재정비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 국방부
“국방부의 가장 야심찬 AI 노력 중심” 역할 부여

국방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클리거의 새 직책이 “부처의 가장 야심찬 AI 노력의 중심에 그를 두는 것”이라며, AI 프로젝트의 “일상적 정렬과 실행”을 맡고 “미국의 프런티어 AI 연구소들과 직접 협력해 전투원(워파이터)을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추가 질의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논란의 인물… 과거 SNS 활동 지적에 “사실무근” 반박

클리거는 지난해 일론 머스크가 주도한 정부 개편 작업에 참여한 인물로 소개됐다. 로이터는 그가 과거 온라인에서 백인우월주의자 닉 푸엔테스의 콘텐츠를 재게시하거나, ‘여성혐오자’로 알려진 앤드루 테이트의 콘텐츠를 공유한 적이 있고, 논란이 될 만한 발언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클리거는 이메일에서 “새 역할을 맡게 돼 영광”이라면서도, “내가 ‘편견주의자’나 ‘극단주의자’, 백인우월주의자를 지지한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앤트로픽 배제·오픈AI 전환 직후… 군 AI 활용 기준 갈등 격화

이번 인사는 국방부의 AI 활용을 둘러싼 논쟁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발표됐다. 최근 국방부는 앤트로픽과의 갈등 끝에 해당 업체를 연방 계약에서 사실상 배제하고 오픈AI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핵심 쟁점은 군이 AI를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느냐였다.

앤트로픽은 자사 ‘클로드(Claude)’가 자율살상무기(사람 개입 없이 목표를 탐지·공격하는 무기)나 미국 내 대규모 감시에 쓰이는 것을 금지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반면 국방부는 미국 법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는 필요에 따라 폭넓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런 대립은 수개월간 이어지다 올해 들어 공개적으로 드러났고, 트럼프 행정부는 앤트로픽에 ‘공급망 위험’ 지정을 내리며 제재 수준을 끌어올렸다.

‘전투원 지원’ 중심으로… AI 군사화 논쟁 더 커질 듯

국방부가 AI 프로젝트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CDO 자리에 강한 권한을 부여한 것은, 향후 전장·정보·작전 영역에서 AI 활용을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동시에 임명자 개인의 과거 SNS 활동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어, AI 정책과 거버넌스의 정당성 논쟁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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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기자 (jaejinlee@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