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시선] “빅테크 억만장자들이 AI의 미래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 ‘AI에게 세금을, 사람에게 투자를’ 외치는 미국 진보 정치인들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민주당 상원의원이 갈수록 더 강렬하게 빅테크 기업들에 세금 공제 혜택을 주고 있는 트럼프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거대 기술 기업들의 세금을 감면하면서, 사회 복지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핵심 주장이다.

워렌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으로부터 "막대한 세금 감면"을 받으면서 AI와 데이터 센터에 수십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또한 빅테크 기업들의 거대한 AI 투자 규모에도 불구하고 세금 감면과 같은 문제들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워렌 의원은 SNS에서의 비판에 그치지 않고, 빅테크 기업들의 세금 감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기업들에게 세금 관련 자료들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AI의 안전성과 사이버 공격, 일자리 감소 등 여러 문제들을 우려하고 있는데도,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기술 개발 경쟁에 몰입하는 기업에 국민의 세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또 워렌은 세금 감면을 받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어떤 로비를 했는지도 알아야 한다며 대중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렌 미 상원의원(민주당), 페이스북 대문 사진 

실제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트럼프 대통령의 자발적 AI 협약을 마련하는 데 일조했다는 보도와 함께, 메타가 연방 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 일부 AI 데이터센터를 "파일럿 모델"로 분류해 2025년 세금을 39억 달러 절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워렌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울러 워렌은 "메타와 구글에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지,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공화당은 수백만 미국인의 의료비를 대폭 삭감함으로써 예산 부족분을 메우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과 미국인의 의료와 복지 프로그램 축소 간 상관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워렌과 트럼프 행정부 더 나아가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 새로운 정치적 대립선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한편, AI 빅테크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JB 프리츠커(Jay Robert Pritzker) 일리노이 주지사는 양당 의원들에게 인공지능과 빅테크 기업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거부하고 기업 이익보다 공공 안전을 우선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팀 월즈(Tim Walz) 미네소타 주지사(민주당)는 월간 사용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세금을 부과하여, 인공지능 관련 일자리 감소에 대응하는 직업 훈련 및 경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 민주사회주의자 그룹의 대표적인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버몬트주 무소속)은 주요 AI 기업들이 보유 주식의 50%를 연방 정부 산하 국부펀드에 기부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샌더스 측은 이 펀드의 규모가 최종적으로 약 7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워렌 의원이나 버니 샌더스 등 민주당 안팎의 진보성향 정치인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AI 빅테크 기업과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비판과 견제의 목소리들이 계속해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의 확산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에 대한 대중의 우려와 견제 심리 또한 확대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정치가 AI와 데이터센터, 빅테크 기업의 통제되지 않는 정치적 영향력과 같은 이슈를 놓고 본격적으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주/yjlee@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