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다양성 직원, AI 에이전트로 ‘업무 레벨링’…만족도·성과 동반 상승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ADHD·자폐 스펙트럼·난독증 등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을 가진 전문가들이 업무 현장에서 생성형 AI 에이전트의 직접적 도움을 받으며 생산성과 만족도가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5년 들어 기업 내 에이전트 도입이 확산되면서 ‘회의 기록·요약, 일정 보조, 사내 커뮤니케이션 지원’ 같은 기능이 특히 효과를 보이고 있다.

신경다양성 집단, AI 보조 만족도 25%p↑

영국 기업무역부(DBT) 조사에 따르면 신경다양성 응답자는 AI 보조 도구에 대한 만족도가 신경전형(neurotypical) 응답자보다 25%포인트 높았고, 타인에게 추천 의향도 더 컸다. 연구진은 AI가 ‘의사소통 정리·시간 관리·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보완해 업무 환경의 불균형을 줄인 것으로 해석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신경다양성 포용 조직이 매출을 평균 20% 가까이 높였다는 결과도 제시된다.

실제로 엔터프라이즈 로코드 플랫폼 페가(Pega)의 제품 마케팅 총괄 타라 데자오 상무는 성인 진단 ADHD를 갖고 있다. 그는 “회의 중 서 있거나 움직이면 메모가 어려운데, 이제 AI가 전사와 핵심 주제 추출을 대신한다”며 “일에 ‘매달려 버티던’ 시간이 줄었다”고 말했다. 메시지·요청이 들어와도 에이전트에 ‘외주’시키고 본 작업에 집중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감사·감시 생태계도 가동

비영리 ‘휴메인 인텔리전스’는 10월 편향 바운티 챌린지를 시작해 감각 과민, 대안적 의사소통 스타일 등 다양한 사용자에 공정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사례 수집에 나섰다. 감정 인식 AI처럼 회의 상대의 정서 단서를 해석해주는 기능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모델이 다양한 의사소통 패턴을 공정하게 인식하도록 편향 통제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에이전트 도입 시 전사 단일 규격 대신 역할·조건별 옵션을 병행하라고 권고한다. 예컨대 문서 리더, 속기·요약, 리듬 기반 일정, 잡음 제거·저자극 UI 등 기능을 조합해 개인별 ‘작업 모드’를 제공하고, 모델 업데이트마다 성능 드리프트 점검·외부 자문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점 변화가 시작됐다

기업들은 에이전트를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작업 방식의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신경다양성 직원에게 맞춘 접근성 기능은 팀 전체의 효율과 품질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메시지다. 데자오는 “멀티태스킹이 강요되는 시대에, 에이전트가 들어오며 마치 ‘어두운 방에 불이 켜진’ 느낌”이라며 “사람이 해야 할 판단·공감은 남기고, 산만함과 단순 반복은 기계에 넘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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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