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연방정부 전반에 AI ‘속도전’… 무엇이 달라졌나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규제 완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연방정부 내부에서도 AI 도입을 급격히 밀어붙이고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지난 4월 각 부처에 AI 활용을 적극 확대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혁신적인 미국산 AI 활용에 불필요한 관료적 장벽을 두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 결과 치안, 이민, 보건, 국방, 과학 연구까지 정부 전반에 AI가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연방정부 AI 활용, 1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

워싱턴포스트가 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9개 연방기관이 보고한 AI 활용 사례는 2024년 1,684건에서 2025년 말 2,987건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고영향(high impact)’으로 분류돼, 개인의 권리나 안전, 중대한 행정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용도다. 국토안보부(DHS)는 고도화된 얼굴 인식 기술과 이민 단속 대상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고, 연방수사국(FBI)은 방대한 이미지·문서 데이터를 분석해 수사 단서를 추출하는 AI를 활용하고 있다. 보훈부(VA)는 자살 위험 예측, 수술 준비 지원 등 의료 현장에 AI를 시험적으로 적용 중이다.

속도 중시 전략에 커지는 안전 우려

행정부는 AI가 정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효과와 정확성은 아직 불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속도에 치중한 도입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알고리즘 오류나 편향이 잘못된 수사·행정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AI 안전 정책을 담당했던 학계 인사들은 “핵심은 활용 자체가 아니라, 충분한 통제와 검증 장치가 마련돼 있느냐”라고 지적한다.

국방·과학 분야까지 확산… ‘AI 정부’ 실험 본격화

국방부는 별도의 공개 의무 대상은 아니지만, ‘전쟁 상황에 준하는 속도’로 AI 실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수작전 부대를 위한 ‘의사결정형 AI’ 도입까지 검토 중이다. 한편 NOAA(미 해양대기청)와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등 연구·기록 기관들도 위성 이미지 분석, 야생동물 추적, 역사 기록 검색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드라이브는 연방정부를 하나의 거대한 실험장으로 만들고 있으며, 효율성과 위험 사이의 균형이 향후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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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