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州)별 AI 규제 막겠다”… 안전 우려 속 ‘단일 규칙’ 추진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에 대한 주(州) 정부 차원의 규제를 차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공식 확인했다. 연방 차원의 ‘완화된 규제’로 일원화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주 의회와 안전 단체들은 소비자 피해와 기술 오남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AI 경쟁서 앞서려면 하나의 규칙 필요”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AI 분야에서 계속 선도하려면 하나의 규칙서만 존재해야 한다”며 “50개 주가 각각 승인 절차와 규칙을 만들면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각 주의 상이한 규제가 기업 활동을 지연시키고, 글로벌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정명령 초안에는 법무부 장관 산하에 ‘AI 소송 태스크포스’를 설치해 주 정부의 AI 관련 법을 연방 정책으로 무력화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케빈 해셋 위원장도 “AI 기업에 하나의 규칙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정부·시민단체 “안전 장치 약화 우려”

현재 미국에는 포괄적인 연방 AI 법안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주는 딥페이크(가짜 영상) 규제나 채용 과정의 알고리즘 차별 금지 등 자체 법을 마련해왔다. 안전 단체와 주 의원들은 이러한 장치를 무력화할 경우, 기업이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한다.

최근 AI가 사용자에게 망상을 유발하거나 자해를 부추겼다는 사례, 아동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노출했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규제 필요성은 더욱 강조돼 왔다. 수백 개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교육기관은 의회에 서한을 보내 “AI 안전을 후퇴시키는 조치”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실리콘밸리 “규제 파편화는 혁신 저해”

반면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 등 실리콘밸리 인사들은 주별 규제의 ‘파편화’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글로벌 AI 경쟁이 경제와 국가 안보에 직결된 만큼, 기업이 50개 주의 서로 다른 규정을 모두 따르는 구조는 비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연방 차원의 AI 규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의 정책 패키지를 내놓은 바 있다. 의회에서는 공화당이 주 규제를 10년간 유예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상원에서 무산됐다.

“누구를 위한 AI인가” 논쟁 격화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는 이번 방침을 “연방 정부의 과도한 권한 행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주 정부의 규제 권한을 박탈하는 것이 대형 기술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AI 규제의 향방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기술 발전과 공공 안전, 그리고 기업 경쟁력 사이의 균형 문제로 귀결된다. 연방 단일 규칙이 산업 성장을 촉진할지, 아니면 소비자 보호를 약화시킬지는 향후 미국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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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