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AI 인프라 투자 기준 다시 썼다…2026년 설비투자 ‘두 배’ 선언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히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2026년 설비투자(capex)가 전년 대비 두 배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시장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월가 예상 뛰어넘은 투자 규모
알파벳은 2026년 설비투자가 1,750억~1,8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상단 기준으로 보면 2025년 지출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의미 있는 증가”를 예고하긴 했지만, 이번 수치는 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다른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의 전망치를 웃돈다.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주당순이익, 클라우드 부문 모두 시장 기대를 상회했음에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했다. AI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지출이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월가의 경계심이 여전히 크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AI 수요 폭증, 인프라 없이는 대응 불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 아나트 애슈케나지는 이번 투자가 구글 딥마인드의 AI 연산 능력 확대와 급증하는 클라우드 고객 수요 대응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글 클라우드의 수주 잔고는 분기 기준 55% 증가했고, 전년 대비로는 두 배 이상 늘어 2,400억 달러에 달했다. 클라우드 매출도 1년 새 약 48% 성장했다.
2025년 설비투자의 사용처를 보면 방향성은 분명하다. 전체의 약 60%가 서버, 40%가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장비에 투입됐다. 2026년에도 AI 학습과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연산 능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경쟁사보다 빠른 베팅, 부담도 커진다
메타는 2026년 1,150억~1,35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분기별 감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마존 역시 점진적 증가가 예상된다. 이와 비교하면 알파벳의 베팅은 가장 공격적이다.
문제는 시장 환경이다. 최근 석 달간 소프트웨어 업종 전체가 약 30% 하락하는 등, AI가 기존 비즈니스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알파벳은 2025년까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은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잠 못 이루게 하는 건 연산 능력”
경영진은 그럼에도 투자를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순다 피차이 CEO는 “지금 이 순간의 엄청난 수요를 감당하려면 전력, 부지, 공급망까지 모든 연산 자원이 관건”이라며 가장 큰 고민으로 ‘연산 능력 부족’을 꼽았다. 실제로 구글 내부에서는 AI 서비스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제공 용량을 6개월마다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판단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벳은 지난해 데이터센터 기업 인터섹트를 47억5천만 달러에 인수하며 기반 확장에도 나섰다. AI 경쟁의 승부처가 모델 자체를 넘어,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에 있다는 판단이 선명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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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