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대체 없이는 수익 불가”…‘AI의 대부’ 제프리 힌턴의 경고

“거대 기술기업, 막대한 AI 투자 회수하려면 결국 사람을 더 값싼 대체물로 바꿔야”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딥러닝의 개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Geoffrey Hinton) 이 AI 투자의 수익 모델이 결국 인간 노동 대체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재차 경고했다. 힌턴은 11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월스트리트 위크’ 인터뷰에서 “챗봇 이용료 외에 AI 투자금을 회수하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인건비를 더 싼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 기술 혁신이 일자리도 만들었다”는 낙관론에 대해 “AI가 같은 길을 갈지는 확실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천문학적 베팅…“돈이 흐르는 방향은 대규모 대체”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메타·알파벳·아마존 등 이른바 AI 하이퍼스케일러 4곳의 설비투자(CapEx)는 올 회계연도 3,600억 달러에서 내년 4,200억 달러로 늘 전망이다. 오픈AI는 최근만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약을 잇달아 발표했다. 힌턴은 “이 정도의 투자금이 향하는 곳은 대규모 일자리 대체”라며 “돈을 벌려면 인간 노동을 바꿔야 한다고 믿는다”고 단언했다.

초입에서 흔들리는 고용…“특히 진입 단계에 직격탄”

힌턴은 AI가 초·중급 직무 기회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챗GPT 공개 이후 채용 공고가 약 30%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아마존은 최근 중간관리자 중심 1만4천명 감원을 발표했다. 앤디 재시 CEO는 “문화적 이유”라고 했지만, 그는 6월 내부 메모에서 AI 확산에 따른 소규모 조직화를 예고한 바 있다.

“핵무기와 달라…막을 수 없고, 선한 쓰임도 크다”

힌턴은 AI의 보건의료·교육 등에서의 막대한 공익도 인정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도 AI 발전을 막았을지 모르겠다”고 망설이며 “AI는 생산성을 폭넓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의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회 조직 방식’이라며, 생산성 향상이 임금·고용 안정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정책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핵심 질문은 여전히 하나

핵심 질문은 여전히 하나
AI가 만들어낼 부의 총량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누가 그 부를 누리는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힌턴의 경고는, 각국과 기업이 지금 ‘수익 회수’만큼이나 ‘포용적 전환’의 설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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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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