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자리를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 방사선과가 보여주는 사례
[서울=뉴스닻] 김 크리스 기자 =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을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방사선과(radiology)가 그 반대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과 미국 백악관의 AI·경제 관련 문서에서도 방사선과는 AI가 직업을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대표적 사례로 언급됐다. AI는 이미 영상 판독과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지만, 핵심적인 의사 결정과 환자 진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몫으로 남아 있다.

AI에 최적화된 환경, 그러나 중심은 인간
방사선과는 오래전부터 영상 자료가 디지털화돼 있어 AI 적용에 유리한 분야로 꼽힌다. AI는 수많은 X선, CT, MRI 영상을 빠르게 분석해 긴급한 검사를 우선 배정하거나 영상 품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진단을 내리고 환자를 직접 대면하며 소견을 종합하는 역할은 인간 의사가 담당한다. 전문가들은 AI가 판독 속도를 높이고 업무 부담을 줄여줄 뿐, 방사선과 전문의를 대체하지는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라질 줄 알았던 직업, 오히려 수요 증가
한때 AI가 방사선과 의사를 없앨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2016년 AI 권위자인 제프리 힌턴은 “사람들이 방사선과 훈련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방사선과 관련 직업은 2024년부터 2034년까지 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직업 평균을 웃돈다. 고령화와 의료 영상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AI 도입 이후에도 일자리는 줄지 않고 있다.
‘두 번째 눈’으로서의 AI와 남은 과제
현재 방사선과에서 AI는 ‘두 번째 눈’ 역할을 한다. 다만 과도한 의존과 편향 위험은 과제로 남아 있다. 연구에 따르면 AI는 엑스레이만으로도 인종을 예측할 수 있어 진단 편향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AI의 성과가 결국 인간 전문가의 검토를 전제로 한다고 강조한다. 기계와 전문가의 협력이 있을 때 비로소 의료의 질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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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크리스 기자 (chris@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