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 킹스(No Kings)’ 시위대 향해 슬러지 투하하는 AI 합성 영상 재게시
“킹 트럼프” 전투기 타고 시위대 공격 묘사…딥페이크·AI 영상 논란 재점화
[서울=뉴스닻] 김 크리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킹 트럼프(King Trump)’ 문구가 새겨진 전투기를 조종하며 시위대에 갈색 슬러지를 투하하는 AI 합성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영상은 그의 두 번째 임기에 반대하는 전국적 시위인 ‘노 킹스(No Kings)’ 운동을 조롱하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킹 트럼프’ 전투기 등장…풍자 넘어선 정치적 상징
트럼프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밤 게시한 19초짜리 영상에는 금색 왕관을 쓴 주황빛 얼굴의 트럼프가 ‘King Trump’이라 적힌 전투기를 몰며 도시 위로 슬러지를 뿌리는 장면이 담겼다. 가상의 시위대는 갈색 액체에 뒤덮이고, 타임스스퀘어로 보이는 장면에서 셀피를 찍는 시위자가 등장한다.
영상에는 영화 *탑건(Top Gun)*의 삽입곡인 케니 로긴스(Kenny Loggins)의 ‘Danger Zone’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로긴스는 월요일 성명을 내 “사전 허락 없이 내 음악이 사용됐다”며 “즉시 삭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분열을 목적으로 한 영상에 내 음악이 사용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AI·딥페이크 영상, 반복되는 논란
트럼프는 이전에도 정치적 조롱과 풍자를 담은 AI 영상이나 편집 밈(meme)을 자신의 계정에 다수 게시해왔다. 10월 초에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하하고,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를 인종차별적 의상과 음악으로 묘사한 딥페이크 영상을 올려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공화당 부통령 JD 밴스(JD Vance)는 “그냥 웃기다(It’s funny)”며 트럼프를 옹호했다. 그는 “민주당의 모순을 풍자하는 유머로 볼 수 있다”며 “정부 셧다운 해결에 협조하면 솜브레로 밈은 멈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더했다.

공화당, AI 정치 콘텐츠에 점점 익숙해져
공화당은 최근 들어 AI 기술을 활용한 선전 영상 제작에 적극적이다. 상원 공화당 공식 SNS 계정은 지난주에도 셧다운 사태 속 슈머 의원의 발언을 합성한 공격 광고를 게시했으며, 화면 구석에는 작은 글씨로 “AI Generated(인공지능 생성)” 표시를 넣었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캠페인에서도 AI 이미지와 합성 영상을 활용해 자신의 지지세를 강조해왔으며, 당시에도 사실 왜곡과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나는 왕이 아니다”…시위는 “농담 같은 일”
‘노 킹스(No Kings)’ 시위는 19일 미국 50개 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참가자들은 “1776년 이후로 왕은 없다(No Kings Since 1776)” “이건 내 생애 첫 독재라 미안하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트럼프 행정부에 항의했다.
트럼프는 시위 전 인터뷰에서 “나는 왕이 아니다.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할 뿐”이라고 말했으나, 시위 이후에는 기자들에게 “시위는 농담 같은 일이며, 참가자들은 비정상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은 미국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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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크리스 기자 (chris@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