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면접 확산… 채용 시장 ‘바닥 경쟁’ 우려

[서울=뉴스닻] 김 크리스 기자 =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채용 과정에 적극 도입하면서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지원자들은 “사람을 대신한 기계 평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I가 지원자와 기업 모두를 ‘자동화 경쟁’으로 몰아넣으며 채용 시장이 이른바 ‘바닥 경쟁(race to the bottom)’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AI 면접 도입 확산… 지원자 몰리자 자동화 가속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구인 공고는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반면 채용 플랫폼 트라이브패드 자료에 따르면 한 직무당 지원자는 65% 늘었다. 지원서가 급증하자 기업 인사팀은 AI 영상 면접, 이력서 자동 분류, 채용 공고 작성, 일정 조율 등 다양한 단계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AI가 지원자와 영상 또는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뒤 점수를 매겨 상위 지원자만 인사 담당자가 직접 면접하도록 한다. 영국의 한 돌봄 서비스 기업은 AI 면접 도입 이후 채용 심사 비용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구직자 불만… “사람 대신 알고리즘이 평가”

하지만 현장 반응은 엇갈린다. 마케팅 임원 출신 짐 헤링턴은 900건 넘는 지원서를 제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AI는 키워드 중심으로 지원서를 걸러내기 때문에 지원자의 전체 역량을 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직접 이야기할 시간조차 없다면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가 이력서에 특정 단어가 얼마나 포함됐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할 경우, 실제 역량과 무관하게 ‘키워드 맞추기’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부 구직자는 AI를 활용해 수백 개 공고에 자동 지원하기도 한다. 이에 기업은 다시 AI로 대량 지원서를 걸러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효율성과 공정성 사이 균형 필요

채용 플랫폼 아이비(Ivee)의 공동 창업자 리디아 밀러는 “양쪽 모두 AI를 사용하면서 인간의 판단이 사라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많은 지원자가 사람의 검토 없이 자동 탈락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또한 AI가 학습 데이터에 따라 편향을 가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AI 면접이 신경다양성(자폐 스펙트럼 등 다양한 인지 특성)을 가진 지원자나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오히려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인사 전문가들은 “AI는 하나의 참고 도구로 활용돼야 하며, 최종 판단은 인간이 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채용 시장의 미래는?

AI는 분명 채용 과정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지원자와 기업이 서로를 ‘알고리즘’으로만 평가하는 구조가 고착될 경우, 인재를 놓칠 위험도 커진다. 효율성과 인간적 판단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향후 채용 시장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닻.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 크리스 기자 (chris@newsdot.net)

Newsletter
디지털 시대, 새로운 정보를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