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직원 ‘친절 표현’까지 AI로 점검… “코칭” vs “감시” 논쟁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미국 버거킹이 직원용 헤드셋에 탑재되는 AI 챗봇 ‘패티(Patty)’를 시험 도입해, 고객 응대에서 ‘please’ ‘thank you’ 같은 표현이 사용되는지까지 분석하는 시스템을 가동한다. 회사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코칭 도구라고 설명하지만, 현장에서는 직원 감시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헤드셋 속 AI ‘패티’, 조리 안내부터 기기 관리까지
버거킹은 2월 말 AI 음성 챗봇 패티를 공개하며, 이를 내부 플랫폼 ‘BK 어시스턴트’의 핵심 기능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패티에게 메뉴 조립 방식이나 기기 청소 같은 ‘백오브하우스’ 업무를 질문할 수 있고, 매장 설비와도 연동돼 장비 고장 시 점검 요청을 보내거나 해당 품목을 매장·드라이브스루의 디지털 메뉴에서 자동으로 제외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친절도’ 지표 도입… “환영합니다·부탁합니다” 키워드 감지
버거킹이 특히 강조한 것은 고객 응대 품질을 평가하는 ‘친절도(friendliness)’ 지표다. 회사는 가맹점주와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패티가 ‘welcome to Burger King’, ‘please’, ‘thank you’ 같은 접객 문구를 감지하도록 학습시켰다고 설명했다. 관리자들은 AI를 통해 매장의 서비스 패턴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코칭받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 다만 회사는 단순 키워드뿐 아니라 말투 등 대화의 뉘앙스까지 반영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500개 매장 시범 운영… “대화 녹음·개인 평가용 아니다”
현재 BK 어시스턴트와 패티는 미국 내 약 500개 매장에서 제한적으로 시험 중이며, 버거킹은 2026년 말까지 전 매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시스템이 대화를 녹음하거나 특정 직원을 개별 평가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일부 매장에서 ‘환대 문구’ 같은 키워드를 집계 수준으로 활용해 서비스 흐름을 파악하는 ‘고수준 신호’로 쓰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코칭인가 감시인가”… 서비스의 본질 두고 우려도
온라인에서는 “한 번 ‘please’를 빼먹으면 AI가 기록해 상사가 본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며 논쟁이 커졌다. 전문가들도 설계 방식에 따라 현장 체감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호텔경영 분야 연구자는 통합형 AI 운영 플랫폼 자체는 효율과 안전을 높일 수 있는 혁신이라면서도, ‘친절’을 단어 빈도로 재단하면 진정성 있는 서비스가 ‘알고리즘 준수’로 바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화가 녹음되지 않더라도 ‘감시받는 느낌’이 커지면 자율성이 떨어지고 반발 심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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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