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구소에 박사 없다”…AI 두뇌 유출 속, 국내 기업 ‘박사 인재’ 확보 난항
[서울=뉴스닻] 이정수 기자 =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박사급 연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두뇌 유출(브레인 드레인)’이 산업 경쟁력의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 연구
현장에서는 박사 인력이 아예 없는 R&D 조직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고, 한편에선 신규 박사들의 미취업·비경제활동 비중도 커지며 “인재는 남는데 기업은 못 데려간다”는 구조적 미스매치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R&D의 87.6% “박사 연구자 0명”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기업부설연구소 또는 전담 R&D 조직을 둔 7만4,668개 기업 가운데 박사급 연구자가 1명이라도 있는 기업은 9,224개(12.4%)에 그쳤다.
즉, 87.6%의 기업 연구조직이 박사 연구자 없이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도 예외 아냐…대기업 42.2% ‘박사 0명’, 중견·중소는 더 심각
대기업(주요 기업) 846곳 중 357곳(42.2%)이 박사 연구자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조사 대비 개선 폭이 0.3%p에 불과해 사실상 정체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견기업은 64.4%가 박사 연구자가 없었고, 중소·벤처로 갈수록 비중이 90% 내외로 올라가며 인력 확보 격차가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제조업도 ‘박사 공백’…전문서비스도 75%가 0명
산업별로도 박사 인력 공백이 두드러졌다.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75%가 박사 연구자가 없었고, 정보통신은 90.4%, 제조업은 90.1%가 박사 연구자 없이 운영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AI 경쟁의 핵심 기반이 되는 정보통신·제조업에서조차 박사 인력이 희소하다는 점은, “연구 고도화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박사는 일자리 못 찾고, 기업은 못 뽑고…해외 이탈도 증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조사(2025)에 따르면 신규 박사의 33.3%가 미취업(27.7%) 또는 비경제활동(5.6%) 상태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 비중은 전년 3.0% → 5.6%로 늘어 “구직 의욕 자체가 꺾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박사들의 선호 진로는 대학(56.2%)이 압도적이었고, 공공연구기관(12.6%)이 뒤를 이었다. 민간기업을 1순위로 꼽은 비중은 11.3%로,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낮다.
해외로의 이동 의향도 커졌다. 학위 취득 후 1년 내 해외 이주 계획 박사는 709명(2018년 이후 최고)으로 집계됐고, 과학·공학 계열에서는 17.7%가 해외 이동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나 두뇌 유출이 가속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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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