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트업, AI로 핵융합 설계 ‘가상 실험’ 가속… “실물보다 먼저 코드에서 검증”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중국 핵융합 스타트업 벨로알파(VeloAlpha)가 인공지능(AI)과 물리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핵융합로 설계를 컴퓨터에서 먼저 검증하는 소프트웨어 ‘퓨전알파(FusionAlpha)’를 개발하고 있다. 고비용 실험 반복에 의존해 온 핵융합 산업의 병목을 줄이고, 차세대 원자로 설계 속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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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불가능의 삼각형’ 겨냥

벨로알파 창업자 셰화성은 기존 핵융합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가 정확도, 연산 속도, 설계 활용성 가운데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밀한 물리 계산은 신뢰도가 높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AI 기반 도구는 빠르지만 결과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을 충돌·융합시켜 막대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다. 지상에서 이를 구현하려면 연료를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로 만든 뒤 안정적으로 가둬야 한다. 이 때문에 원자로 설계와 운전 조건을 검증하는 실험은 비용과 시간이 매우 많이 든다.

반도체 EDA처럼… 실험 전 ‘디지털 원자로’에서 테스트

퓨전알파는 반도체 업계의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처럼, 실제 장비를 만들기 전에 컴퓨터상에서 설계를 시험·최적화하는 도구를 지향한다. 우선 자기장으로 플라스마를 가두는 도넛형 장치인 토카막(tokamak) 환경을 중심으로 전체 시뮬레이터를 내년 공개할 계획이다.

셰화성은 새 수학 기법을 통해 물리 법칙을 유지하면서도 계산 지연을 줄였다고 주장했다. 일부 핵심 기능은 기존 최고 수준 핵융합 코드보다 100배에서 최대 1만 배 빠르게 실행되며, 기준 계산 오차는 5%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성능 수치는 외부 전문가의 독립 검증이 필요하다.

핵심 모듈 오픈소스 공개… 사용자 기반 확보 나서

벨로알파는 핵심 모듈 일부를 이미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폐쇄적인 연구 도구로 출발하기보다, 연구기관·스타트업·부품 공급업체가 함께 사용하는 기반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이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퓨전알파를 민간 핵융합 스타트업과 국책 연구소, 하드웨어 기업이 활용하는 표준 설계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룽신벤처캐피털 주도로 수천만 위안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다음 투자 라운드도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중국, 핵융합을 ‘미래 산업’으로 지정

벨로알파의 등장은 중국 핵융합 산업이 국가 주도 연구 중심에서 민간 상업 생태계로 확대되는 흐름과 맞물린다. 중국 정부는 수소와 핵융합을 15차 5개년 계획의 미래 산업으로 지정하고, 양자기술·바이오제조·뇌-컴퓨터 인터페이스·6G·체화형 AI 등과 함께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융합 스타트업뿐 아니라 자석, 전력 시스템, 첨단 소재 공급업체에도 투자가 늘고 있다. 상용 핵융합의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고정밀 시뮬레이션이 실제 장치 개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세대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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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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