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AI 학습데이터 공개법’ 막으려던 머스크 xAI, 법원서 제동… “소비자 관심 없다는 주장 설득력 없다”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일론 머스크의 xAI가 캘리포니아주 ‘AI 학습데이터 공개법’ 시행을 막아 달라며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xAI는 법이 시행되면 경쟁사에 “영업비밀이 노출돼 치명적”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xAI가 실제로 어떤 비밀이 어떻게 침해되는지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으며, 학습데이터 투명성에 대한 공익도 작지 않다고 판단했다.

로이터
xAI “데이터 출처 공개는 영업비밀… 산업 전체 위축될 것”

xAI가 문제 삼은 것은 캘리포니아주 의회법안 AB 2013이다. 이 법은 주 내에서 접근 가능한 AI 모델을 제공하는 기업이 학습데이터 출처를 설명하도록 요구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셋을 썼는지, 언제 수집됐는지(현재도 수집 중인지 포함), 저작권·상표권·특허 등 권리 보호 대상이 포함됐는지, 라이선스나 구매 여부, 개인정보 포함 여부, 합성 데이터 비중 등을 공개해야 한다.

xAI는 데이터 출처·규모·정제(클리닝) 방식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며, 공개가 강제되면 경쟁사들이 같은 데이터셋을 확보해 “xAI의 가치가 0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쟁사(OpenAI 등)가 xAI가 쓰는 주요 데이터셋을 알게 되면 즉시 따라 확보할 것이라는 ‘가정’을 제시하며 피해를 호소했다.

판사 “추상적 가정만… 영업비밀 공개 강제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연방법원 헤수스 베르날 판사는 xAI의 주장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업비밀’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지, 그 공개가 어떻게 직접적인 손해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판사는 “데이터셋이 AI 개발에 중요하고 원칙적으로 영업비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xAI가 경쟁사와 구별되는 독특한 데이터셋이나 정제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실질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xAI가 주장한 ‘재산권 침해(수정헌법 5조)’ 논리도 승산이 낮다고 봤다.

“그록 출력 규제하려는 것”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xAI는 AB 2013이 사실상 그록(Grok)의 ‘편향된 출력’을 문제 삼아 간접적으로 규제하려는 시도이며, 기업에 발언을 강요하는 위헌(수정헌법 1조)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록은 최근 반유대주의 발언, 동의 없는 음란 이미지 생성, 아동 성착취물 생성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판사는 법 조문 어디에도 모델의 출력이나 특정 편향을 겨냥해 규제·검열하려는 의도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봤다. 법은 ‘의견을 말하라’거나 ‘이념적 진술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데이터에 대한 사실 정보를 공개하라는 취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소비자가 관심 없다는 주장, 믿기 어렵다”

이번 결정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소비자 효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xAI는 공개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판사는 “어떤 소비자도 학습데이터 정보를 보고 유용한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의료·과학 데이터가 학습에 포함됐는지 확인해 모델의 신뢰도를 가늠하고, 경쟁 모델과 비교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AB 2013은 AI 시장에서 이용자가 ‘무엇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델인지’ 판단할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법이라는 해석이다.

소송은 계속… 하지만 xAI는 당장 법 준수해야

가처분이 기각되면서 xAI는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AB 2013을 준수해야 한다. 향후 xAI가 승소하려면 자사 데이터셋과 정제 방식이 경쟁사 대비 실질적으로 독자적이며, 공개가 경쟁력 상실로 직결된다는 점을 더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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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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