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청소년 64% AI 챗봇 사용… 부모 절반은 “잘 모른다”
[서울=뉴스닻] 이재진 기자 = 미국 청소년의 상당수가 일상적으로 인공지능(AI) 챗봇을 사용하고 있지만, 부모의 절반가량은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학습 보조뿐 아니라 정서적 지지까지 AI에 의존하는 사례도 일부 확인되면서 가정 내 소통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 ‘AI 인식 격차’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2025년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청소년 1,458명과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청소년의 64%가 AI 챗봇을 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자녀가 챗봇을 사용한다고 인지한 부모는 51%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를 ‘인식 격차(perception gap)’라고 표현했다. 퓨리서치의 콜린 맥클레인 연구원은 “기술 문제는 청소년만의 문제도, 부모만의 문제도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라며 부모와 자녀의 관점이 크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학습 도구에서 정서 상담까지
청소년의 54%는 학교 과제를 돕기 위해 AI 챗봇을 사용했다고 답했다. 수학 문제 풀이, 자료 조사, 언어 학습 등 학습 보조 용도가 가장 많았다. 약 4분의 1은 과제 수행에 ‘매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약 12%는 AI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주목했다.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 앰버 차일즈 교수는 “문제는 사용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는지”라며 “다른 인간관계나 지원 체계 없이 AI에만 의존하는 경우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화 부족한 가정… 전문가 “감시보다 소통”
설문에 따르면 부모 중 자녀와 AI 사용에 대해 대화한다고 답한 비율은 40%에 불과했다. 일부 부모는 화면 사용 관리가 다른 생활 문제에 밀려 우선순위에서 밀린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일방적 통제보다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차일즈 교수는 “경고만 전달하기보다 자녀가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부오리건대 조슈아 굿맨 교수는 “성 정체성이나 민감한 주제에 대해 부모 대신 AI에 묻는 경우도 있다”며 “그 자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고립 신호는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부 청소년은 AI의 부정적 영향도 우려했다. 한 10대 응답자는 “이미 선전이나 허위정보 확산에 쓰이고 있다. 온라인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하기 점점 어려워진다”고 답했다. AI가 청소년의 일상 깊숙이 들어온 가운데, 기술 활용과 건강한 관계 형성 사이 균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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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기자 (jaejinlee@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