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표단, 인도 AI 정상회의서 ‘지배 전략’ 내세우나

[서울=뉴스닻] 김 크리스 기자 = 세계 각국 지도자와 기업, 시민사회가 인공지능(AI)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인도 뉴델리에 모이는 가운데, 미국이 ‘지배(dominance)’ 중심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용과 국제 협력을 강조하는 글로벌 흐름과 달리, 미국이 자국 기술 중심 생태계를 확산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용·인권 강조하는 인도, 다른 길 택한 미국

올해 ‘AI를 통한 인류, 포용적 성장,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인도 AI 임팩트 서밋은 인권과 민주적 거버넌스(통치 구조), 장기적 사회 복지를 AI 정책의 핵심 원칙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미국 대표단은 이른바 ‘아메리칸 스택(American Stack)’ 확산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산 반도체, 미국이 통제하는 네트워크, 미국 기업이 개발한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글로벌 표준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국제 공조보다는 기술적 우위를 통한 영향력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유네스코 탈퇴·주(州) 규제 선점… 우려 커져

미국은 최근 UNESCO에서 탈퇴했다. 유네스코는 2021년 ‘AI 윤리 권고안’을 채택해 인권, 투명성, 책임성 원칙을 제시해 왔다. 비구속적 권고안이지만, 각국 입법과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백악관은 주 정부 차원의 AI 규제를 연방 차원에서 선제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알고리즘 책임성, 소비자 보호, 아동 보호 등을 강화하려는 주 정부 정책과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때 미국은 OECD와 협력해 ‘OECD AI 원칙’을 수립하는 등 국제 규범 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당시 원칙은 민주적 가치에 기반한 첫 국제 AI 거버넌스 틀로, 50여 개국이 동참했다.

‘속도·시장 우선’ 전략… 신뢰 약화 우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AI 전략이 속도와 시장 우위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분석한다. 연방 기관 내 인권 보호·영향 평가 정책이 약화되고, 논란이 된 AI 챗봇 ‘그록(Grok)’이 정부 기관에 도입되는 등 공공 책임성 논의가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접근은 중국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AI 레이스’ 구도로 설명되지만, 동시에 각국이 자국 데이터와 인프라 통제를 강화하는 ‘디지털 주권’ 움직임을 촉발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미국이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급망,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에서 양자 협정을 통해 성과를 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제 협력과 규범 형성에서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AI 거버넌스의 리더십은 기술력뿐 아니라, 공공의 신뢰와 민주적 통제 구조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AI 질서를 둘러싼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인도 정상회의는 각국이 어떤 방향의 미래를 선택할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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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크리스 기자 (chris@newsd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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