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크 코어’ 출범… AI 수출 확대하며 중국 견제 나선다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미국 백악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해외에 확산하기 위한 ‘테크 코어(Tech Corps)’를 출범시켰다. 전통적인 해외 봉사 프로그램인 평화봉사단(Peace Corps) 모델을 활용해 미국산 AI를 개발도상국에 보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오픈소스 AI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peace corps
평화봉사단 모델로 AI 확산

테크 코어는 기존 평화봉사단처럼 해외에 자원봉사자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만 이번에는 엔지니어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전공 인력 등 기술 전문 인력을 모집해 현지에서 AI 솔루션 도입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은 농업, 교육, 보건, 경제 개발 등 분야에서 ‘현장 밀착형’ AI 적용을 돕게 된다. 단순 기술 이전이 아니라, 각국이 미국 AI 기술을 실제 행정·산업 현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마지막 단계 지원을 맡는 구조다.

중국 오픈소스 AI에 맞불

이번 조치는 중국의 AI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은 비교적 저렴하고 맞춤형 개발이 가능한 오픈소스 모델을 앞세워 신흥국 시장을 공략해 왔다. 큐웬(Qwen)과 딥시크(DeepSeek) 같은 모델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지난해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을 출범시키며 기술 주도권 유지 전략을 공식화했다. 테크 코어는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참여국에 미국 AI 기술을 공급하고 장기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

‘AI 주권’ 둘러싼 경쟁 심화

최근 인도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에서 처음 공개된 테크 코어는 ‘AI 주권’ 논의와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AI 주권이란 각국이 자국의 법·경제·전략 체계 안에서 AI를 개발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진정한 AI 주권은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국민을 위해 소유하고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인도, 일본, 한국, 영국 등과 함께 반도체 공급망 협력 구상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에도 참여하며 기술 동맹을 확대하고 있다.

12~27개월 해외 파견… 가을부터 본격 운영

테크 코어 지원자는 12~27개월간 해외에 파견되거나 온라인 방식으로 활동하게 된다. 현장 파견은 2026년 가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참가자에게는 주거·의료 지원과 활동 수당이 제공된다.

백악관은 이와 함께 파트너 국가가 미국 AI 기술을 도입할 때 금융 장벽을 낮추기 위한 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세계은행과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 등 ‘소프트 파워’ 기관을 활용해 자금 조달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테크 코어를 통해 AI 기술을 외교·개발 정책과 결합한 새로운 영향력 확대 모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AI를 둘러싼 미·중 경쟁이 기술 영역을 넘어 글로벌 개발 전략과 외교 무대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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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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