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에 ‘임시 가스터빈’ 27기… 머스크 x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주민 반발
[서울=뉴스닻] 이재진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AI 기업 xAI가 미국 미시시피주 사우스헤이븐에 임시 가스터빈을 대거 설치해 데이터센터 전력을 공급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주민들은 “제트엔진 같은 굉음이 밤낮없이 이어진다”며 수면 장애와 건강 피해를 호소하고,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허가 절차와 대기오염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항 활주로가 생긴 줄”… 24시간 소음·불면 호소
사우스헤이븐 외곽에 사는 주민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가스터빈 소음이 거의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트레일러에 실려 온 메탄 가스터빈이 주거지 인근에서 밤낮없이 가동되면서, “집값이 떨어져도 팔 수 없다”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76세 주민 에디 고셋은 “여기서 죽을 때까지 살려고 했는데 이 소음과 공해를 얼마나 더 견뎌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xAI는 지난해 장기간 가동이 중단됐던 사우스헤이븐의 발전소 부지를 매입했으며, 미시시피주 역사상 최대 민간 투자로 평가되는 200억 달러 이상을 지역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임시 터빈은 처음 18기가 설치된 뒤 12월 추가로 9기가 더 들어와 총 27기로 늘었다.
임시에서 상시로… 41기 ‘상설 터빈’ 허가 신청
xAI는 114에이커 부지에 41기의 상설 가스터빈을 설치하기 위한 허가를 신청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해, 기업들이 자체 전력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다만 사우스헤이븐 주민들은 “일자리와 세수 증가”라는 기대보다, 대기오염과 소음 피해가 먼저 현실이 됐다고 반발한다.
2월 17일 열린 공청회에는 수백 명이 몰려 “좋은 돈만 있는 건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항의했다. 일부 참석자는 “AI는 산업을 바꿀 수 있지만, 결국 사람들의 일자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며 프로젝트의 목적 자체를 문제 삼기도 했다.
시장과 정치, 지역 갈등의 한복판
사우스헤이븐 시장은 소음이 “정당한 우려”라고 인정하면서도, 반발이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반감과 얽혀 있다고 주장했다. 시는 xAI 프로젝트가 지역에 일자리와 세수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며, xAI 계열사가 경찰에 138만 달러를 기부한 사실도 공개됐다. 시 당국은 xAI가 700만 달러 규모의 방음벽을 설치했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효과가 미미하다고 말한다.
xAI 측은 추가 방음 대책과 일부 터빈 철거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전해졌으나, 회사는 취재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허가 논란과 소송 예고… “임시라도 규제 대상”
환경·시민단체는 ‘임시 터빈’이 사실상 발전소 수준의 전력을 생산한다며 허가 없이 장기간 가동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한다. NAACP(미국 흑인 인권단체)는 xAI가 허가 없이 터빈을 가동했다고 비판했고, 남부환경법센터는 청정대기법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예고했다. 이 단체는 임시 터빈도 허가가 필요하다는 규정 해석이 강화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시시피 환경 규제 기관은 “임시로 분류되는 터빈에는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다만 1년 이상 사용하면 안 된다는 제한을 xAI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기관은 대기 질 기준만 담당할 뿐 소음 문제는 권한 밖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AI 전력 전쟁, 지역사회 부담으로 번지나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력망·환경 부담 논란에 부딪히는 가운데, 사우스헤이븐 사례는 AI 인프라 확장이 지역사회에 어떤 대가를 요구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떠올랐다. 주민들은 “처음부터 방음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며 절차적 정당성과 책임 있는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상설 터빈 허가 여부가 다음 달 결정될 수 있는 만큼,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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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기자 (jaejinlee@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