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가 산업용 로봇의 다음 10년을 바꿀까…“연 12% 성장 시대”
[서울=뉴스닻] 이정수 기자 = 산업용 로봇 도입 속도가 2020년 전후로 뚜렷하게 빨라지면서, 공장 자동화의 무게중심이 ‘고정된 반복 작업’에서 ‘유연하고 지능적인 작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조사·투자업계는 이 흐름이 단순한 자동화 확장에 그치지 않고, 로봇이 복잡한 작업을 스스로 계획·수행하는 단계로 진입할 경우 향후 10년간 성장률이 두 자릿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단계는 ‘유연 경로 계획’…하지만 이것만으론 성장 한계
분석에 따르면 초기 확산은 로봇이 미리 정해진 경로만 반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춰 경로를 조정하는 실시간 ‘유연 경로 계획’으로 넘어가면서 가속됐다. 이 덕분에 머신 텐딩(기계 보조), 팔레타이징, 스마트 용접 등 적용 범위가 넓어졌지만, 장기적으로 산업용 로봇 시장이 한 자릿수 성장을 넘어 지속 확대되려면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다음 단계는 ‘복잡 작업 계획’…“손재주·긴 시퀀스까지”
다음 국면은 로봇이 단순히 움직이는 경로를 계산하는 수준을 넘어, 긴 작업 순서(롱 시퀀스), 고난도 손기술(고정밀 조작), 부드러운 소재 취급, 사람·기계 협업 같은 ‘뇌(Brain) 기능’을 수행하는 복잡 작업 계획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고난도 응용이 본격 보급되지 않으면 산업용 로봇 출하 성장도 다시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지컬 AI는 ‘AI 로봇’이 아니라 생태계”
피지컬 AI는 “AI가 탑재된 새로운 로봇”이라기보다, 산업용 로봇을 중심으로 한 다층 생태계로 정의된다.
구성 요소는 ▲로봇과 디지털 트윈 ▲멀티모달 AI 기반의 작업·경로 계획 소프트웨어 ▲로봇과 환경에서 물리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 ▲현실 물리 법칙을 반영해 상호작용을 시뮬레이션하는 ‘월드 모델(세계의 디지털 표현)’ 등이다.
제조사는 안 밀려난다…센서·소프트웨어 수요는 급증
분석은 피지컬 AI가 로봇 제조사를 대체하기보다는, 기존 로봇이 가진 고정밀 모션 제어 알고리즘 위에 ‘뇌’와 ‘세계’ 레이어가 얹혀 기능을 확장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신 고도화된 작업 계획과 월드 모델에는 더 풍부한 물리 데이터가 필요해, 비전(카메라)뿐 아니라 촉각 센싱 등 비(非)비전 센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로봇 업체들은 상위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확장하면서도, 오픈 플랫폼·시뮬레이션 툴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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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