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경찰, 팔란티어 AI로 경찰관 근무 패턴 분석… “자동화된 의심” 논란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영국 런던경찰청(메트로폴리탄 경찰)이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해 내부 직원들의 근무 행태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가, 근무 결근, 초과근무 패턴 등을 종합 분석해 잠재적인 비위나 직무 부적합 징후를 찾아내겠다는 취지지만, 경찰 노조는 이를 “자동화된 의심”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병가·초과근무 데이터로 ‘이상 징후’ 탐지
런던경찰은 기존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흩어져 있던 정보를 통합해, 병가가 잦거나 결근이 많고 초과근무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사례를 분석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측은 “높은 병가율이나 과도한 초과근무가 조직 문화나 행동 문제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팔란티어의 시스템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패턴을 식별하지만, 최종 판단은 사람이 내린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은 이번 사업이 조직 문화 개선과 직무 기준 강화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경찰 노조 “불투명한 알고리즘 위험”
그러나 현장 경찰관을 대표하는 경찰연맹(Police Federation)은 강하게 우려를 표했다. 노조는 “업무 과중이나 건강 문제를 잘못 해석해 비위 신호로 오인할 위험이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알고리즘 도구로 직원들을 프로파일링하는 것은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경찰은 최근 몇 년간 내부 검증 실패와 성차별·비위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경찰관 웨인 쿠즌스의 여성 납치·살해 사건 이후 조직 문화 개혁 요구가 거세졌다. 이런 배경 속에서 AI를 통한 내부 감시 강화가 등장한 것이다.
팔란티어 계약 둘러싼 정치적 논란
팔란티어는 영국 공공 부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2023년에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3억3,000만 파운드 규모의 데이터 플랫폼 계약을 체결했고, 2025년에는 국방부와도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공공 데이터 활용과 계약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직원을 감시하는 AI 도입은 권리 침해 소지가 있다”며 “정부 전반을 감시하는 팔란티어를 누가 감시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영국 노동당은 최근 발표한 치안 백서에서 AI를 ‘신속하고 책임 있게’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3년간 1억1,500만 파운드를 투자해 잉글랜드와 웨일스 43개 경찰 조직에 AI 도구를 확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팔란티어 측은 “영국에서 더 나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경찰 운영 개선과 NHS 서비스 향상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AI 기반 내부 분석이 경찰 조직의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지, 새로운 갈등을 낳을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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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