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으로 번지는 ‘피지컬 AI’… 공장·물류 혁신 본격화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인공지능(AI)이 데이터센터와 소프트웨어를 넘어 공장과 물류 현장 등 물리적 공간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씨티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피지컬 AI(Physical AI)’를 “AI가 물리적 공정에 적용돼 학습하고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기술”로 정의하며, 산업 시장이 본격적인 전환점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풍부한 투자 자금과 기술 성숙, 다양한 기업 생태계 형성이 맞물리며 향후 산업 설비 투자 성장률을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네트워크 가장자리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 AI 기기’와 설계·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는 두 자릿수 성장 가능성이 제기된다.

휴머노이드보다 ‘지능형 로봇 팔’이 현실적
최근 주목받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은 피지컬 AI의 한 영역일 뿐, 산업 전반을 대표하진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 소모와 균형 유지, 손의 정밀 조작 능력 등 기술적 한계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제조업의 90% 이상 공정에서 인간형보다는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지능형 로봇 팔’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물건을 집어 옮기는 ‘픽앤플레이스’ 공정에서는 고속·고정밀 동작과 전용 소프트웨어 통합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물류 자동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경쟁’
창고 자동화 시장도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 고정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기존 ‘무인운반차(AGV)’에서 자율적으로 경로를 판단하는 ‘자율이동로봇(AMR)’으로 전환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전자상거래 확대와 인력 부족, 공급망 안정성 확보 필요성이 배경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글로벌 창고 자동화 시장이 2029년까지 연평균 약 1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향후 경쟁의 핵심은 로봇 하드웨어 자체보다, 이를 통합·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AI 역량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 데이터·디지털 트윈이 ‘성패 좌우’
피지컬 AI 확산의 핵심 요소로는 ‘디지털 트윈(현실 공정을 가상으로 복제한 모델)’, 실시간 데이터 수집, 시뮬레이션 기술이 꼽힌다. 대규모 산업 데이터와 현장 경험을 보유한 기업일수록 AI 도입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문제, 숙련 인력 부족은 여전히 장애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AI가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하는 구조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향후 산업 경쟁력은 물리적 자산과 AI 기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닻.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