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무료 중국 AI’ 위에 올라서다

[서울=뉴스닻] 최승림 기자 =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은 사상 최고 수준의 기업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 기반에는 ‘무료 중국 AI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1년 사이 실리콘밸리의 여러 스타트업이 중국 기업들이 공개한 오픈소스(공개형) AI 모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픈소스 모델이란 누구나 내려받아 수정·운영할 수 있는 AI 모델을 뜻한다.

DeepSeek의 R1, Alibaba의 Qwen 같은 모델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무료이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의 최신 모델과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싸고 빠르다”… 비용·속도에서 강점

미국 AI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OpenAI나 Anthropic 같은 기업의 ‘폐쇄형(비공개)’ 모델이 최첨단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비용과 속도 측면에서는 중국 오픈소스 모델이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AI 검색 기업 Exa의 머신러닝 책임자는 중국 모델을 자체 서버에서 돌릴 경우, OpenAI의 GPT-5나 Google의 Gemini보다 훨씬 저렴하고 빠른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생산성 앱 ‘Dayflow’의 경우 사용자의 약 40%가 오픈소스 모델을 선택하고 있다. 이 회사 창업자는 “특정 작업에서는 Qwen이 GPT-5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낸다”고 말했다. 특히 오픈소스 모델은 사용자의 컴퓨터 안에서 직접 작동할 수 있어, 개인정보를 외부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의 ‘공개 전략’ vs 미국의 ‘폐쇄 전략’

미국 주요 AI 기업들은 오랫동안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모델’ 전략을 유지해 왔다. 반면 중국은 정부 차원의 지원 속에 공개형 모델 생태계를 키워왔다.

중국 기업들은 모델을 더 자주 업데이트하고 빠르게 공개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올해 평균 20일마다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중국 AI 모델 사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백악관은 알리바바가 중국 군과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고, 일부 보고서는 특정 중국 모델이 안전장치가 약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알리바바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오픈소스 반격 나서

최근 미국에서도 공개형 모델 경쟁력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Meta는 Llama 시리즈를 통해 오픈소스 모델을 개발해왔고, OpenAI 역시 수년 만에 오픈소스 모델을 다시 공개했다.

미국 싱크탱크와 연구기관들도 “오픈 모델 주도권을 중국에 넘기는 것은 전략적 위험”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미국 폐쇄형 모델이 최첨단 성능에서는 앞서 있지만, 비용과 접근성 측면에서 오픈소스 모델의 영향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AI 시장의 미래가 ‘비공개 기술’ 중심으로 갈지, 아니면 ‘공개 생태계’ 중심으로 재편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실리콘밸리의 일부 혁신이 이미 중국산 오픈소스 AI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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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림 기자 (seunglim.choi@newsd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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