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신이 온전치 않아, 사이버 정신병인가” ... 머스크도 고백한 ‘AI정신병’이란?

일론 머스크가 “나는 약간의 사이버 정신병이 있다”며 자신의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고 고백했다. 농담인지 진짜 고백인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AI 챗봇과의 장시간 대화나 상호작용으로 현실감각을 잃고 망상에 빠지는 ‘AI정신병(AI psychosis)’을 우려하는 연구결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 공식적인 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오랜 시간 생성형 AI를 인간처럼 대하며 깊은 대화나 정서적 교감을 나눈 사람들이 망상이나 환각에 빠지는 증상을 ‘AI정신병’이라 부르고 있다. 미국심리학회와 정신의학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AI 정신병’ 증상으로 치료를 받거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사례가 270여 건 이상 나타났다. 2025년 OpenAI는 주간 ChatGPT 사용자 중 약 0.07%인 약 63만 명이 조증이나 정신병 증상을 보이는 대화를 한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사례 분석 결과, ‘AI정신병’은 최소 세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챗봇이 친구, 치료사, 연인 역할을 하는 ‘관계형’, AI가 자신의 일을 성공시켜 줄 것이라고 맹신하며 매달리거나 자신을 천재라 생각하며 새로운 사업에 돈을 쏟아붓는 ‘직업형’, 그리고 AI가 신과 만나는 창이라 여기며 자신을 메시아라고 말하는 ‘영적 믿음형’이 여기에 속한다. 여기에 AI 사용이 기존 정신질환 보유자의 정신병적 또는 조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AI 생성 이미지

스탠퍼드나 카네기멜론대 연구팀은 AI의 '아첨(Sycophancy)' 행위를 ‘AI정신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AI 사용자의 주장에 동조하고 입맛에 맞는 답변을 제공하는 대형언어모델(LLM)의 '시코펀시(sycophancy)'로 인해, 사용자의 비합리적이거나 망상적인 생각을 AI가 강화·검증해 주는 '에코 챔버(echo chamber)' 효과를 유발한다는 분석이다. 또,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취약계층이나 수면 부족, 강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이들이 AI를 상담자나 연인, 구세주처럼 의지할 때 ‘AI정신병’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AI정신병’ 현상에 대한 연구자들은 AI가 사용자를 긍정하고 몰입을 극대화하는 경향과 신뢰와 인간적인 어조에 기반한 친밀한 대화자 역할로 인해 인간이 AI에 종속되는 취약성이 심화되고, 급성 AI 유발 발작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AI 정신병의 측면을 '폴리 아 두(folie à deux)', 즉 희귀한 상태인 공유 정신병(folie à deux)과 비교하기도 한다. 즉, AI가 사용자를 왜곡된 믿음을 강화하고 증폭시키는 피드백 루프에 빠뜨린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전에 정신과적 병력이 없거나 가족력, 트라우마와 같은 주요 위험 요인이 없는 개인에게서도 ‘AI정신병’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학계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AI 사용과 관련된 정신병 보고가 증가하면서 AI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근거가 하나 더 늘었다. AI가 사용자를 지나치게 긍정하고 떠받들거나, 반대로 사용자가 AI에게서 ‘신성(神性)’을 느끼게 될 때, 일부 사용자의 망상이나 환각 등 ‘AI정신병’ 증상이 어떻게 나타날지 인간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하나 더 생겼다.

이영주/yjlee@newsd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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