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경에 대한 가장 큰 걱정이 ‘본인도 모르게 촬영되는 문제’에 모아지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일반 국민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5%가 자신도 모르게 촬영 당하는 것을 가장 큰 문제라고 응답했다. 100명 중 거의 90명에 달한다. AI 안경의 기능별 기대 편익은 5점 만점에 평균 4.02점, 위험 인식은 4.20점이었다. AI 안경에 대한 기대보다 위험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는 다소 역설적이다. 자신은 AI 안경의 촬영 기능을 사용하고 싶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촬영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응답 비율은 낮았다. 응답자의 약 57%가 촬영 기능을 직접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타인이 촬영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응답은 약 27%에 불과했다. 또, 대화 녹음・요약, 감정・건강 분석, 얼굴인식처럼 주변 사람을 기록・분석하는 기능일수록 ‘나는 쓰겠지만 남이 쓰는 것은 허용 못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자신은 믿을 수 있고 타인은 믿을 수 없다는 이중적 태도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달리, 응답자들은 외국어 실시간 번역(85.2%)과 길 안내(82.2%) 등 개인 편의 기능과 장애인・고령자 지원(70.5%)이나 재난・응급 대응(68.7%)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편의 기능과 함께 사회적 필요 기능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고 볼 수 있다. 또, AI 안경의 촬영 기능에 대해서는 은행・법정에서는 당사자 동의나 기관의 사전 승인이 있을 때만 허용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시험장 응시자가 쓰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최근 대학가에서 발생한 AI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 사건의 영향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장애・의료 보조기기는 사전 승인 후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80%를 넘게 나타나 AI 안경이 사회적 취약 계층을 위해 활용되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동의 의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기초해 경기연구원 이승환 AI 연구실장은 “AI 안경의 동일 기능이 누군가에게는 ‘눈과 귀’, 다른 누군가에게는 ‘감시 카메라’가 되는 이중용도 기술이어서, 쟁점은 ‘어떤 공간에서, 누가, 어떤 기능을’ 쓰느냐에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AI 안경에 관한 사회적 수용이 ‘금지가 아닌 조건부 수용’을 기본 방향으로, 혁신 측면에서는 시각・청각장애인 보급 시범과 사용 교육, 개방형 혁신, 소방·재난·시설 점검 분야의 우선 실증과 결과 공개와 연동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영주/yjlee@newsd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