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찬반을 넘어, 공공부문 AI 전환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AI 시대 공무원 노동운동의 과제』, 공공부문 AI 전환과 대응 방안을 논하다

공공행정에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공무원 노동운동의 시각으로 공공부문 AI 전환을 다루는 책이 출간됐다. AI가 공무원의 노동이나 행정권한·책임 구조에 광범위한 변화를 자극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권리 보호와 공무원 노동운동의 대응 전략을 고민하는 책이다.

『AI 시대 공무원 노동운동의 과제』 (이담 출판) 라는 책을 펴낸 저자 이성대는 공공부문의 AI 전환을 단순한 행정 효율화나 기술혁신이 아니라 행정의 권한·재량·책임의 재구성과 노동조건, 국민 권리를 다시 설계하는 문제로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또 AI 시대의 핵심 질문은 “AI가 공무원을 얼마나 대체할 것인가”가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AI가 관여하는 상황에서 행정의 효율화에 뒤따르는 권한과 책임의 조정과 함께 AI 행정의 위험성에 대한 통제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생성형 AI와 에이전트형 AI는 문서 작성과 자료 검색을 넘어 민원 분류, 행정 판단 지원, 업무 배정, 데이터 분석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는 반복 업무를 줄이고 행정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직무와 정원의 재편, 성과평가와 감시 강화, 알고리즘 의사결정의 불투명성, 오류 발생 시 현장 공무원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저자 이성대는 ‘인간이 최종 판단한다’는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공무원에게 AI 산출물을 검토하고 수정·보류·거부할 권한, 필요한 경우 시스템 작동을 중단할 권한까지 주어져야 실질적인 인간 감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더 흥미로운 관점은 공무원의 노동권과 국민의 행정 권리를 하나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다. AI의 잘못된 판단으로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이를 설명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부담은 현장 공무원에게 돌아간다. 반대로 공무원에게 충분한 검토 시간과 정보 접근권, 수정권과 거부권, 이의제기 절차가 보장되면 국민 역시 보다 안전하고 책임 있는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공공부문의 노동조건은 조직 내부의 문제를 넘어 공공서비스의 품질과 행정의 책임성, 민주적 정당성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이 저자 이성대의 핵심 주장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AI 시대 공무원 노동운동의 과제』는 AI 도입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대신 AI의 영향과 위험의 정도에 따라 수용·조건부 도입·보류·중단 등 서로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의 역할 역시 기존의 임금·수당·근무시간·복지 중심 교섭을 넘어 알고리즘의 업무 기준, 데이터 이용 목적, 자동화 범위, 시스템 변경 절차, 인간 개입권, 오류 발생 시 보호·구제 절차까지 확대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특히 시스템이 이미 구축된 뒤 대응하기보다 기획·예산·조달·시범운영 단계부터 노동조합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은 AI 전환의 방향을 찾고 있는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가 공공행정과 공무 노동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분석하고, 알고리즘 의사결정과 책임, 인사·평가, 데이터·감시, 국민의 행정상 권리 이슈를 다루고 있는 책의 전반부와 AI를 단체교섭과 정책 의제로 전환하는 방법, 알고리즘 단체교섭 모델, 노동조합의 조직전략과 내부 역량 강화, 국내외 사례를 제시하는 중반부는 저자 이성대의 공무원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오랜 시간과 경험에서 축적된 산물이다.

이를 통해 이 책은 AI 시대 공무원 노동운동의 준비기와 1년·3년·5년을 기준으로 한 단계별 대응 로드맵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행 도구와 주요 용어 해설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공공부문 노동 현장에 세밀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공무원노동조합 간부와 정책·교섭 담당자뿐 아니라 공공부문 AI 정책 담당자, 행정·노동·AI 거버넌스 연구자, 책임 있는 디지털 정부에 관심 있는 시민 등 AI 시대 공공성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공무원 노동운동이 AI 도입 이후 부작용에 대응하는 조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술이 지켜야 할 원칙과 절차를 사전에 설계하고, 노동과 시민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연결하는 행위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저자의 신념이 책 전반에 걸쳐 어떤 구체적인 제안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를 발견하는 것도 독자에게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이영주/yjlee@newsd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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