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공지능(AI) 기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8,500만 달러 이상의 기술 및 금융 지원을 추진한다. 첨단 반도체와 AI 하드웨어의 공급망 취약성을 점검하는 공동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쿼드 4개국 외교장관들은 지난 3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회의를 열고 경제안보와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 발표문을 공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AI 기술의 활용 확대와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이 주요 협력 과제로 제시됐다.
4개국은 '쿼드 초지능 가속기(Quad SI Accelerator)' 등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에 대한 접근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 8,500만 달러 이상의 기술 및 금융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동 발표문에 사용된 초지능(Super Intelligence·SI)이라는 표현은 미국을 제외한 호주와 인도, 일본에서 인공지능(AI)을 의미하는 용어로 설명됐다. 이번 지원은 특정한 초고성능 AI 모델의 공동 개발보다 역내 국가들의 AI 기술 접근성과 활용 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현재 발표된 금액은 향후 제공할 지원 규모에 관한 계획으로, 자금이 이미 집행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가별 분담금과 우선 지원 대상, 세부 사업의 시행 일정은 공동 발표문에 명시되지 않았다.
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쿼드 4개국은 첨단 반도체와 AI 하드웨어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공급망의 취약 지점을 사전에 파악하는 새로운 협력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특정 지역이나 기업에 공급이 집중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확인하고, 공급망이 실제로 중단되기 전에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어떤 반도체나 부품을 우선적으로 조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록은 공개되지 않았다.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한다. 4개국은 5세대 이동통신(5G)과 6세대 이동통신(6G), 개방형 무선접속망(Open RAN) 등 신뢰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의 도입을 지원할 우선 협력국을 선정하고 관련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한 무선접속망 기술의 발전 가능성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해저 통신케이블의 안정성을 높이고 디지털 신원 확인 기준에 대한 국가 간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이번 협력은 AI 모델 개발뿐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와 통신망, 데이터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추진됐다. 쿼드 4개국은 첨단기술 공급망의 안정성과 경제안보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은 쿼드 회원국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미국이 추진하는 첨단기술 공급망 협력 구상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에 참여하고 있다. 쿼드가 이번 공동 발표문에서 팍스 실리카를 주요 기술 협력 구상으로 언급한 만큼, 향후 반도체와 AI 인프라 분야의 협력 동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쿼드 4개국은 앞으로 관련 사업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협력 대상을 정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 지원 규모와 공급망 협력의 성과는 후속 사업의 진행 상황에 따라 확인될 전망이다.
박태민/taemin2347@newsdot.net
※ 참고자료
*Quad Foreign Ministers, "Quad Joint Press Release on Economic Prosperity and Security", 2026년 10월 31일 참조.
*Jiji Press, "Japan, 3 Others Pledge 85 M. Dlrs for Indo-Pacific AI Access", 2026년 11월 1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