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만으로는 부족,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서두를 것” ... SK 먼저 갈테니 삼성도 빨리 따라와?

SK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기로 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 특화단지 예정 부지를 직접 방문해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사업을 최대한 서둘러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속도전’의 중요성을 언급한 이후 특별한 소식이 없었던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속도감있는 실행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최 회장은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함께 광주 군공항 부지와 핵심 정비 후보지인 탄약고 일대를 직접 살폈다. 이 자리에 함께한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과 관계자들이 산업단지 조성 계획과 부지, 전력, 용수, 교통 등 주요 기반시설 준비 상황을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생산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체 건설 일정을 12년 앞당겼지만 이마저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는 용인과 전남광주에서 공장을 병행 건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자신의 이번 방문이 전남광주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공장을 지을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밝히면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향후 5년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키워야 한다는 발언을 계속해왔다. 전남광주 현장 방문에서도 다시 한번 자신의 생각을 확인한 것이다. 지난 6월 SK하이닉스가 호남권 일대에 400조원 규모의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발표를 한 후, 경영진과 전남광주특별시 사이에 지속적인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와 전남광주특별시 모두 이번 최태원 회장의 현장 방문에서 나온 발언으로 인해 사업 추진 동력이 배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며 시장의 성장이 한층 가속화하는 한편,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든든한 지원 속에 속도감 있는 투자를 이어가 대한민국이 AI 반도체 패권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태원 회장과 SK하이닉스의 적극적인 행보가 삼성전자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삼전하이닉스’라는 용어로 불릴 만큼 마치 한 몸인 듯한 두 기업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국내외적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태원·이재용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이영주/yjlee@newsd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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